제목 호연이의 수도 이야기 글쓴이 김태희 날짜 2023-08-08

 


살랑살랑 부는 바람이 코를 간질이는 어느 가을날이었어요. 

상제님께서는 아침부터 일꾼들에게 뭔가 바쁘게 일을 시키고 계셨지요,

“두어 사람 들어갈 수 있는 크기로 천막을 치거라. 그 옆 동쪽에는 둥글게 샘을 파거라.” 

“이 정도 깊이로 파면 되겠습니까?” 

“그래, 꼬마아이 키 만큼이면 되겠구나!” 

상제님을 졸졸 쫓아 다니며 궁금한 걸 참느라 힘이 들었는지 

9살 난 호연이는 눈을 똘망똘망 뜨며 말했어요. 


“우와, 누구네 집 만드는 거야?” 

"음, 이제 두고 봐라. 방처럼 꾸며 줄 테니 호연이 너는 여기서 나오지 말고 수행하고 있어야 한다.”

“그럼, 잠은 어디서 자?” 

“오늘 저녁부터 여기서 잔다.” 

“무서워~, 나 혼자 못 자.” 

“이 샘이 너를 이렇게 안아줄 테니 여기 가만히 있어.” 

상제님은 호연이 머리를 기대고 앉아 쉴 수 있도록, 이불도 가져다 놓게 하셨어요. 

“인제 여기서 자고 대소변도 이 안에서 봐라.” 

이렇게 해서 호연이의 힘들고 긴 수도공부가 시작되었답니다. 


하루 종일 무릎을 꿇고 수행을 하고 밤에도 편히 누워서 잠을 잘 수 없었어요. 

잠시 이불을 끌어안고 기대어 졸고 있으면 어느새 새벽이 되곤 했어요. 

호연이가 다리가 저리고 아파서 투정을 부리면 상제님께서는 오히려 더 오그려 놓으셨어요. 

“호연아, 내가 어디에 가 있어도 뒤꼭지에 눈이 있어 네가 뭐하는지 다 안다” 

상제님께서는 호연이가 수행을 잘할 수 있도록 당부를 잊지 않으셨어요. 

한밤중에도 가끔씩 들르셔서 호연이가 잘 자고 있는지, 먹고 싶은 것은 없는지 

돌보아주시곤 하셨지요. 


호연이는 속눈은 뜨고 겉눈은 감으라는 상제님의 말씀에 따라 칠성경과 개벽주를 읽으며 

수행을 열심히 했어요. 이제 호연이는 신명을 마음대로 보게 되었어요.

또 온갖 짐승들의 말도 다 알아듣게 되었어요.


하루는 상제님께서 호연이에게 물으셨어요.

"아까 까치가 오더니 뭐라고 하고 가더냐?" 

"오늘 저기 여수에서 해물을 갖고 온대요. 그리고 돈을 조금 갖고 오는데 내놓으려니 

여비가 없고 해서 줄깜발까 한대. 그런 돈은 받지 마요. 

또 내일 아무개가 새를 잡으면 그 어미 새가 애타니까 못 잡게 해요."


마을과 떨어진 곳에서 혼자 수행을 하고 있었지만 

호연이에게는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짐승과 까치의 말도 알아들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기게 되었던 거지요. 

이러한 호연이의 수행공부는 아홉 살이던 9월 9일에 시작해서 

다음해인 1월 15일까지, 125일 동안 계속 되었답니다. 


김호연 성도님의 수도이야기 함께 볼까요?


https://youtu.be/iY40iL3ocy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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